대학이 아시안 학생들의 정신 건강에 관심을 가지다.

대학이  아시안 학생들의 정신 건강에 관심을 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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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이 되는 것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일이다. 집을 떠나 낯선 곳으로 이사하고 , 새로운 친분을 쌓고, 학교에서 경쟁을 하기도 해야 한다. 그런데 많은 아시안계 미국인 학생들은 그들의 문화와 관련하여 또 다른 문제을 안고 있는 경우가 많다. 모범적인 소수민족이라는 주변의 기대와 가족으로부터 받은 압박이 우울증까지도 부를 수 있다.

주변의 기대 뿐만 아니라알게 모르게 뿌리내린 전형적인 모범적 소수민족 이미지가 아시안계 미국 학생들의 우울증 문제와 관련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그렇지만 최근 몇년간 MIT, 칼택 그리고 다른 대학에서 널리 알려진 자살 사건들은 분명 시사하는 바가 있다.

이 비극적인 사건들은 대학들이 아시안계 학생들의 정신 건강에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지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2004년 코넬 대학은 학생 중 아시안 또는 아시안계의 자살율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이유에 대해 아시안 또는 아시안계 학생에 대한 캠퍼스 환경 조사 태스크 포스를 구성하고, 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1996년 부터 2004년까지 실제 자살한 학생중 실제로 아시안으로 밝혀진 경우는 14%뿐이지만 이들 중 55%가 아시안 배경을 지닌 학생들로 밝혀졌다.

2007년 중국계 미국인 공과 대학원생들의 높은 자살율 때문에 스탠포드 대학은 아시안 아메리칸 활동 센터를 세워 아시안계 학생들의 정신건강 상태와 그들의 요구에 대해 조사했다.

자살이 흔한 일은 아니며 섣불리 접근하는 것은 또 다른 위험이 따르기도 한다. 코넬 대학 태스크 포스 공동 의장이며 카운슬러인 웨이궝 왕은 “자살을 섣불리 특정 집단의 병리적 현상으로 여기는 시각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몇몇 연구 조사에 따르면 아시안계 미국 대학생들이 우울증을 겪을 위험이 높다고 조사됐다. ‘감정 이상 저널’에 실린 2010년 샌디에고 주립 대학의 연구 결과는 ‘백인 학생들과 비교하였을 때 아시안계 학생들이 현저하게 상승된 우울증 수치를 보인다’고 보고했다.

이러한 태스크 포스의 보고를 토대로 하여 코넬 대학은 이러한 정신 건강 문제를 공론화하는 계기를 만들었고, 스탠포드 대학은 문화와 관련된 정신 건강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다른 조사 결과와 함께 이러한 대학들의 노력은 우울증과 자살에 대한 대처법을 제시하고 있다.

모범적 소수민족이라는 압박감

높은 수준의 성취도에 도달하리라는 아시안계 대학생들에 대한 틀에 박힌 이미지는 종종 성공해야 한다는 강한 압박감으로 연결되곤 한다.

스탠포드 대학의 아시안 아메리칸 센터의 신디 응 디렉터 겸 학장은, “아시안계 학생들은 언제나 학업성취도가 월등할 것이라는 주변의 기대가 있어서 그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본인 스스로도 스트레스를 받고 완벽주의의 함정에 빠지게 된다”고 말했다.

코넬 대학교 삼학년 학생인 조안나 챈(20세)은 꽤 심각한 우울증 가족력이 있다. 또한 기존의 지병도 있어서 항우울제 처방 및 코넬 학생 건강 센터의 상담을 받고 있다. 그녀는 어릴 때 부터 우수한 성적과 모범생에 대한 기대 때문에 괴로웠다고 한다.

중국계 후손인 그녀는 동양인이 거의 없는 미시간의 그랜드래피드에서 자랐다. “중학교 때 부터 벌써 주변친구들은 나를 전형적인 동양인으로 여기기 시작했고, 친구들은 나에게 너는 참 똑똑하다. 너는 수학을 정말 잘한다고 말하더라구요.”

보통 이러한 외부로 부터의 기대는 ‘긍정적인 전형성’이라고 일컬어지지만 챈 학생의 경우에는 이 기대를 따르는 것이 너무나 힘들었다. “수학에 대한 가장 첫 기억은 초등학교 2학년 때에요. 아버지는 내가 수학 시험 점수를 잘 받아 오는 것을 보고 선생님께 우리 반 애들 중 아무도 못하는 곱셈을 해보게 하라고 하셨어요. 그 때 당시 나는 곱셈을 할 줄 몰랐고 우리반 학생 중에서도 곱셈을 할 줄 아는 학생은 아무도 없었어요. 그 때 나는 내가 문제를 푸는 것을 실패하고 말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경험 이후로 과제를 제 시간에 제대로 끝내지 못하거나 시험을 못 보면 실패자가 된 느낌 때문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어요”

코넬대 3학년인 토미 리(20세)는 학업에 대한 압박감은 처음에는 교사나 부모 또는 친구들로부터 시작될 수 있으나 곧 자신 스스로 내면화되어 버린다고 고백했다. “사실 부모로부터 느끼는 압박감은 생각만큼 심하지 않지만 오히려 밖에서 주어진 압력 보다 더 큰 압박감이 내면에서 생겨 자신을 다그치게 됩니다. 돌이켜 보면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생이 된 지금까지 부모님이 준 압박감 보다 스스로 만든 압박감이 더 컸습니다. 가령 내가 B를 받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조안나 첸이나 토미 리는 다른 아시안 학생들 처럼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예를 들어 토미 리는 다른 학생들과 성적을 비교하여 의기소침해지는 대신 스스로에게 “나는 이 과목을 잘 해내고 있고 이정도면 잘하는 거야”라는 격려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에서 국제학과 정치학을 전공하고 있는 24살의 필리핀계 미국인인 라이언 마카세로가 받고 있는 압박감은 또 다른 면이 있다. 어린 시절부터 상당히 우울하고 사교적이지 못한 편이었지만 영리한 학생이었다. 그러나 우울증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받게 되자 주변에서는 그가 게으르거나 머리가 나쁘다고 단정해 버렸고, 어느 순간 그런 말을 믿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가족의 기대

인문학을 전공하는 조안나나 과학을 전공하는 토미의 경우는 스스로 전공을 선택했다. 이처럼 스스로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학생도 있지만 어떤 학생들은 부모의 기대에 맞추어 원하는 전공과 직업을 따라야 한다고 느끼기도 한다.

왕 의장은 “이러한 학생들 대부분이 가족 중에서 처음으로 대학교육을 받게 되었고 큰 희생을 무릅쓰고 고등 교육을 받을 기회를 준 가족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 더 열심히 공부하고 꼭 성공해야 한다는 것을 훌륭한 삶의 공식으로 믿게 되었다”고 분석했다.

사실 이러한 믿음이 주는 강박 관념은 밖에서 볼 때는 그리 심각하게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왕의장에 따르면, “가족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부모를 실망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믿음이 그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아주 깊숙히 내면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많은 아시안계 후손들은 평생을 그러한 믿음을 갖고 살아 왔으며 이는 자신의 정체성 결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이를테면 부모님이 우리를 위해 이렇게 희생하고 있으니 의사나 기술자가 되어 보답해야 한다라는 강박 관념 같은 것”이라고 한다.

코넬 대학의 아시아 및 아시안 아메리칸 센터의 패트리샤 누엔 디렉터는, “동양에는 성이 이름보다 먼저 오며, 이는 가족의 명예가 큰 부분을 차지함을 의미한다”고 동양 문화에서 가문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사실 가족 우선 순위 전통은 몇 몇 학생들에게도 역시 해당된다. 코넬 보고서는 개인의 희망보다 부모의 선택이나 선호가 우선임을 보여 주고 있다. 결과적으로 많은 학생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거나 본인에게 맞지 않는 전공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왕의장은 상담을 하면서 종종 학생들에게 특정한 직업을 추구하는 이유를 명확히 말해보도록 권유한다. 학생들이 본인이 진정으로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잘 생각해 보면 스스로 결정을 할 수 있다고 격려하는데 학생들은 흔히 자신에게 선택권이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유학생의 경우

스탠포드 센터의 설문조사 분석 결과, 아시안 유학생들의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 중 하나로 대다수의 대학원 학생들이 심하게 일에만 촛점을 맞추고 사교활동에는 거의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는 것을 꼽았다. 응 디렉터는 또한 일부 학생들은 지도교수나 동료학생들과도 문제가 많으며 우울증 워크샵을 열었을 때 아주 많은 유학생들이 왔었다고 전했다.

왕의장에 의하면, 외로움, 향수병, 언어 장벽, 문화 차이 등을 극복하는 것 외에도 어떤 학생들은 정부 장학금으로 공부하기 위해 원하지 않는 전공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으며, 장학금을 계속 받기 위해서 좋은 성적을 계속 유지해야 하고 전공을 바꿀 없는 실정에 직면하고 있다고 한다. 왕의장은 태국의 작은 마을에서 온 학생이 싫어하는 분야인 도시공학을 공부하며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부모 뿐만 아니라 마을의 모든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렸던 사례를 말했다.

인종차별

코넬 특별 조사 위원회가 타 인종 학생들과 비교하여 아시안 아메리칸 학생들이 학교 생활에 가장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를 조사한 결과, 많은 학생들이 비호의적인 학교 환경을 꼽았다. 코넬 보고서는 많은 수의 아시안 또는 아시안계 미국인 학생들은 언어 구사력이나 교직원 또는 학생들의 인종차별적인 농담이나 언급에서 노골적이건 미묘하건 편견을 느낀다고 한다. 많은 학생들은 언제나 다른이들의 시선을 의식해야 되는 곳 대신에 편안한 ‘안전지대’를 갈망하며, 이러한 정서는 다른 학교의 아시안계 학생들 사이에도 널리 퍼져 있다고 나타났다.

모범적 소수민족이라는 전형성이 만드는 장벽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아시안계 학생들은 도움을 요청하지 않으려고 한다. 코넬 대학 보고서에도 언급되었듯이 학생들 스스로도 모범적 소수민족이라는 전형적인 자아 이미지가 내면화 되어 있어서 개인적 문제나 학업 문제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고 주저한다. 학생들이 결국 전문적인 도움을 요청하는 지경까지 이르면 그 때는 심각할 정도로 스트레스에 짓눌려 있는 상태가 많다.

왕의장은 우울증에 빠진 학생들이 스스로 극복하려고 하다가 오히려 점점 더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대부분의 경우, 그런 학생들은 수업과 학교 행사에 참여도가 낮아지며, 제 때 과제를 못내는 것이 너무 수치스러워서 수업에 나오지 않고 집에서 혼자 어떻게든 따라 잡으려고 한다. 하지만 우울증 때문에 오히려 점점 더 뒤쳐지게 되어 결국에는 외부와의 접촉이 단절되는 학생들을 종종 보아왔다.

왕의장은 상담센터를 방문하는 학생들은 누군가가 그 학생이 한 학기 내내 수업에 안 들어온 것을 알고 데려오거나 아니면 학생 스스로가 몇 개월 동안 결석하다가 너무나 절망적인 상황이 되서야 스스로 센터를 찾게된다고 한다.

대개 학생들은 가족들에게 조차 자신의 문제를 말하지 않는다. 왕의장은 학생들은 어느 누구도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하며, 또한 가족들이 걱정하는 걸 원치 않고 가족들이 이해할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로 가족들이 학생의 상황을 알게 되면 누구보다도 큰 도움과 지지를 보내는 경우을 많이 보아 왔다고 한다.

또 다른 면에서 가족문제가 우울증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2011년 ‘대학생 발달 저널’이 66개 대학의 1,377명의 아시안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정신 건강에 대해 설문조사한 바에 따르면, 자살을 심각하게 고려한 제일 큰 세가지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번째는 최근에 일어난 가족 문제(47%), 학업 문제(43%), 경제 문제 (24%) 순이었다.

아시안 학생들에 대한 전형적인 선입관도 대학들이 이들의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원인이기도 하다. 코넬 보고서는 “아시안계에 대한 ‘모범적 소수민족’이라는 전형적인 선입관이 잠재적으로 대학의 분위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학교에서 공식적으로나 또는 학생들 자체적으로라도 아시안계는 특별한 서비스나 프로그램을 요구하지도 않고 필요하지도 않다고 간주할 수 있기 때문” 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대화를 통한 극복

코넬 테스크 포스가 문제점을 발견한 후 학교 측은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학생들이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를테면 첸 같은 아시안 학생은 그녀의 우울증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하고 있다. 그녀는 이런 문제를 드러내놓고 말하지 않는 가정에서 자랐지만 상담 후 적극적인 감정 표현과 의사소통을 하게 되었고, ‘이 문제에 대해 더 잘 대처하게 됐다’고 했다.

한편 격려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부 학생들은 이러한 문제를 문화적으로 받아 들이기 어렵고 심지어 치욕처럼 느끼기도 한다. 이런 학생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코넬대에서는 ‘렛츠 토크(Let’s Talk)’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렛츠 토크’라는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상담을 위해 굳이 센터 방문을 하지 않아도 학교의 카운슬러들이 9개의 각기 다른 캠퍼스에서 한 주 동안 학생들이 많이 모이는 학생회관이나 신입생 자료실 등을 찾아간다. 카운슬러는 무료로 비공식적이며 비밀이 보장되는 상담을 사전 약속없이 찾아오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제공한다.

이러한 상담은 학생들의 공식 의료 기록에는 기재되지 않으며 원한다면 익명으로 상담을 받을 수도 있다. 이러한 ‘렛츠 토크’라는 프로그램은 정식 상담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학생들은 문제가 있을 때만 찾아와서 특정한 문제에 대해서만 상담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더 많은 도움을 받기 위해 정식 상담이 필요한 학생이나 정신과 의사로부터 치료를 받기 위한 의뢰가 필요한 학생들의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코넬의 정식 상담센터를 찾는 유학생이나 소수계 학생의 비율은 30%인데 비해, ‘렛츠 토크’ 프로그램에 참여 비율은 절반이 넘는다고 한다. 이 프로그램은 아주 효과가 좋아서 다른 학교에서도 약간씩 현지 사정에 맞게 수정하여 사용하고 있다.

아시안 아메리칸 센터

‘대학생 발달 저널’에 따르면 아시안계는 대학에서 소외된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따라서 학생들의 소속감을 높인다면 우울증이나 자살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몇몇 대학은 아시안 아메리칸 센터를 만들어 학생들과 커뮤니티를 지원하고 있었고 코넬 태스크 포스는 코넬대의 이러한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2009년 캠퍼스 내에 아시안 &아시안 어메리칸 센터를 열었다.

아시안계 학생들에게 제일선의 옹호자 역할을 자처하는 센터의 위엔 디렉터는, 문화 행사를 기획하는 것 외에도 정보 제공 및 상담이 필요한 학생들과 직접 카운슬러 방문을 하며, 학사경고를 받은 학생들도 도와주고 있다. 또한 문화적 편견에 따른 갈등 상황 해결도 그녀의 일이다.

스탠포드 아시안 아메리칸 센터는1970년대에 시작되었다. 코넬처럼 스탠포드 센터도 학생들에게 일어나는 스트레스, 사회적 정체성, 부모와의 갈등 등 여러가지 문제를 함께 논의하기 위해 조직되었다. 특히 센터는 가족 중에서 처음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가 대다수인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는데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스탠포드 졸업생이며 로스앤젤레스의 의류 공장 노동자의 아들인 베트남계 티미 루는 자신의 힘들었던 적응과정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정말 힘들었어요. 마치 내 자리가 아닌 곳에 있는 느낌이었지요. 휴가여행을 한번도 가본적이 없는 나는 기숙사 친구들이 여행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대화에 끼여들 수 없었으니까요.”

29살이 된 루는 현재 오클랜드 지역의 커뮤니티 활동가로 활약하고 있다. 얼마전 스탠포드의 토론 참석자로 참가하여 부모역할의 부담감에 대해 논의한 그는 부모 세대의 어려움과 본인의 대학 활동 경험이 그를 정치와 커뮤니티 활동가로 이끌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부모님은 좀 더 전형적이고 안정된 직업을 갖기를 원했다. 그는 가족과의 갈등은 몹시 힘들지만 부모님의 입장도 이해해 보라고 한다.

난민의 경험을 겪었고 문화적으로 다른 환경에서 살았던 부모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직업에 대한 부모의 입장은 단지 전형적인 아시안 부모들이 자식에게 기대하는 직업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의 삶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결과로 볼 수 있다.

베트남의 정치적 격변을 경험한 뒤, 그의 부모님은 그가 정치적인 일에 관여하는 것을 두려워했고 의류 공장 노동자로서 착취당한 경험 때문에 가난으로 고통받는 것도 두려워했다. 그는 부모님이 “낮은 임금을 받는 일을 하거나 정부 보조를 받는 상황에 처하는 것을 원치 않으셨고 그들이 겪은 격변과 고난의 시기를 되풀이 하지 않기를 바랬다”고 한다.

또한 부모님은 그가 선택한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이해하지 못했다. 부모님들은 사회 정의, 공동체 조직, 사회 복지 서비스 등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

어떻게 부모님을 설득했는지 묻자 그는 활동가로서의 자신의 경험을 십분 살렸다고 한다. “먼저 부모님에게 현재 하고 있는 일의 정당성에 대해 충분히 이해시키고, 지지해야 하는 이유를 제시하고 참가하도록 계속 권유했지요. 수 년에 걸쳐서 서서히 변화했으니 결과적으로 상당히 성공적인 편이지요.”

동료의 도움

우울증에 빠진 학생들은 동료학생들과의 관계가 아주 중요하다. 생물학을 전공하는 코넬대 3학년 나기석(20)학생은 한국에서 뉴욕 알버니로 14살에 이민와서 고등학교 내내 우수한 학생이었다. 코넬에서 의대 준비 과정이던 그는 다른 쟁쟁한 학생들과 경쟁해야 했고 더 이상 상위를 다투는 우등생이 아니였다.

“이런 경쟁을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너무 힘들었어요. 정말 기가 죽었고 내 자신과 능력에 대해 회의로 인해 점점 더 다른이들을 피하게 되었지요. 결국에는 한동안 다른 사람 뿐만 아니라 친구들도 만나지 않고 혼자서 집에만 있었던 적도 있었어요.”

그는 대학 1학년 때 우을증 진단을 받고 ‘코넬 마인드 매터(Cornell minds matter), 학생

정신 건강 옹호 단체에서 상담을 받고 적극적으로 활동하며 가장 큰 변화를 체험했다. 그 곳에서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친구들을 만나고 본인의 고민이 자신만의 고민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겪고 있는 고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다른 친구들에게 자신의 우을증에 대해 말하게 되면서 고립감에서 벗어났다고 한다. “ 친구들은 언제나 도움을 주려 하고 함부로 판단해 버리거나 놀라지 않아요. 고민을 함께 나누지요”

마카세로의 경우 수년간 우울증과 대인 기피로 괴로와하며 자살까지 생각할 정도로 심각했으나 대학에서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계기를 발견했다. “이렇게 사는게 너무 힘들고 모든 사람들, 모든 일들을 두려워 하는 것이 너무 싫었어요” 가주 주립 대학 상담 센터에서 그는 카운셀러들의 도움으로 우울증을 극복하고 자신감을 되찾는 방법을 배웠다.

또한 고립되어 있지 않도록 의식적으로 필리핀 학생회에도 참여하고 친구들을 만나고 대화를 통해 자신감을 회복한 그는 다른 동아리 활동에도 참가하게 되었다.

마침내 우울증과 불안 초조감에서 벗어난 마카세로에게 예전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예전의 상태에서 벗어난 지금, 내가 외톨이였다는 게 상상이되지 않아요. 예전의 내가 더 이상 아니예요. 지금의 내 모습이 진짜 나랍니다.”